국익을 지키는 길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3/06/21 [20:05]

국익을 지키는 길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3/06/21 [20:05]

  © 충청의오늘

수년 전 국경 분쟁으로 몽둥이 난투극까지 벌였던 중국과 인도 사이에 미디어 전쟁이 한창이다. 서로 취재 비자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상대국 특파원들을 줄줄이 추방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마지막 남은 중국 국영 신화통신과 CCTV 특파원이 5월까지 비자를 연장받지 못해 쫓겨났다. 인도에 남은 중국 기자는 한 명도 없다고 한다. 물론 상대적으로 인도 매체 중국 특파원도 2명이 비자가 연장되지 않아 중국에 들어가지 못했다. 남은 특파원도 곧 쫓겨날 형편이라고 하지만 추방을 일삼던 중국이 인도에 역공당한 꼴이다. 인도는 국경 분쟁 이후 중국에 대한 외교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단한 것은 틱톡, 위챗 등 중국 휴대전화 앱 사용을 대대적으로 금지했다. 여기에다 5세대(5G) 통신사업에서도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를 배제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4개국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도 참여한다. 당찬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국익 앞에서는 중국이고 뭐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인도는 중국을 떠나는 세계 유수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국으로 급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주한 중국대사인 싱하이밍의 망언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 정부의 친미 반중 외교에 대해 '베팅'이란 단어를 쓰며, 격렬하게 비난하여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교부는 그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에 대한 고압적 발언이다. 이 당사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데도 중국은 마이동풍이다. 오히려 한중관계의 악화는 중국에 있지 않다며 책임전가하고 한국대사를 초치해 맞불을 놓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우습게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서는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당장 추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도 “싱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우리 국민이 불쾌해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중 관계 악화의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후회할 것” 등 싱 대사의 발언을 단순한 외교적 결례를 넘어 한국의 주권을 침해한 심각한 언행으로 보고 있다. 미국을 택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며 우리 정부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의도적으로 쏟아 내놓은 것이다. 이런 중국대사를 야당 대표가 만나고 한술 더 떠 야당 의원들이 중국을 찾아가서 보란 듯이 행보하면서 중국 편을 들고 있다. 누워서 침 뱉는 격이고 남의 집에 가서 내 집 흉보는 꼴이다. 중국에 굽실거리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과거 6.25 전쟁 때 중공군의 개입이 38선이라는 비극을 낳았다는 사실을 잊었다는 말인가 묻고 싶다. 치졸한 사드 보복으로 중국 시장을 철수한 롯데마트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등 대한민국 기업들이 얼마나 큰 손실을 보았는지 생각해보았는지 궁금하다. 정치인들의 사대주의 근성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1992년 8월 중국과의 수교 이후 양국의 교류 협력이 급물살을 탔다. 벌써 31년째로 한 세대를 넘겼다. 처음에는 땅도 대주고 기업유치전을 벌이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를 촉진했다. 많은 기업이 멋모르고 중국 시장에 침을 흘리며 달려갔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수많은 기술과 고급인력을 알게 모르게 뺏어갔다. 유능한 전문인력들을 교묘하게 중국으로 불러들여 환대하고 교류 협력의향서를 체결하며 유혹했다. 많은 사업가가 성공할 만하면 갖은 약점과 구실을 만들어 내치는 바람에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중국 수교 이후 대한민국을 잘 써먹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나라가 지금은 경제적 성장을 거두고 세계 제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이제는 뵈는 게 없는 중국이 되었다.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 사드 보복에서도 똑똑히 보았다. 일개 국장급의 대사가 한나라 서열 8위의 야당 대표의 알현을 받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부임 이후 각종 외교 결례와 망언을 서슴지 않는 중국대사의 행각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한두 차례가 아니다. 이 인물에 대한 부정적 행각이 인터넷에 도배되어 있다. 게다가 중국은 대북 제재를 외면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무장하는 데 일조하고 있음도 숨길 수 없다. 이런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봐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언제 발톱을 드러낼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외교는 대한민국의 국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한목소리로 힘을 모아야 한다. 국익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내정간섭을 받고 협박당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중국으로 우르르 몰려가 내 집을 흉보는 정치인들은 과연 어느 나라 정치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인권탄압과 분리 독립문제로 뜨거운 감자인 티베트까지 가서 무엇을 얻고자 함인지 자못 궁금하다. 그렇게 대한민국 정치 상황이 한가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별한 이유 없이 중국으로 놀러 갔다면 문제다. 더욱이 중국의 돈으로 무상외유를 했다면 이것 또한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각이다. 이것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그것도 중국 입맛에 맞는 야당 의원들만 불러다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며 대한민국을 협박하는 중국의 술수가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는 작금의 상황이다. 

 

오늘날 정치권의 부정부패는 하늘을 찌른다. 역대 이런 정치판이 언제 있었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돈 봉투다 대장동이다 백현동이다 가상화폐 의혹이다’해서 각종 부정부패가 드러나고 검찰수사의 칼날이 목 앞에까지 들어오고 관련 재판이 한창인데도 나는 결백하다는 식의 오리발 전법으로 일관하니 참으로 후안무치하고 도덕 불감증이 이보다 더할 수 없다. 이런 아수라장 정치판이 되고 있으니 중국대사의 망언이 망언으로 들리겠는가 싶다. 국민의 시각을 돌리는 데는 이보다 더 좋은 이슈가 없다고 보고 한편으로는 반기겠지만 이미 상처뿐인 영광이 되고 있다. 내 나라 대한민국 정부에는 갖은 비난을 쏟아놓으면서 중국에는 순한 양이 되고 북한의 인권과 미사일 위협에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구무언의 정치인들이 과연 국민의 안위와 국익을 생각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틈만 나면 당리당략 사리사욕에 탐닉하고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며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통 야당은 과거 민주주의를 위해 큰길을 걸어온 역사가 있다.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오로지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투쟁하며 찬란한 민주의 금자탑을 쌓았다. 오늘날처럼 부패한 정치인들의 먹거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토양을 마련해 준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국익이 무엇인지부터 공부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알고 나라 안팎으로 밀려오는 혼돈의 상황을 정리 정돈해야 할 시점이다.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나라를 온통 대립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내모는 행각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정치인들의 선전 선동의 모습을 보면 과거로 회귀한 듯이 수준이 떨어진다. 지금은 각종 미디어나 인터넷 매체가 넘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참으로 많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구태의연한 행태는 통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민을 기만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국익 앞에서는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면 누구를 위하여 싸우고 누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려야 하는지 직시해야 한다. 한마디로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 러시아는 북한 편을 들며 우리를 향해 모든 것을 불사할 나라들임을 묵시적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 내정을 간섭하고 자위적 조치인 사드 배치를 핑계 삼아 자국 진출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중국이다. 관광객을 가지고도 갖은 농간을 부려대고 있다.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툭하면 반한감정을 고조시켜 길들이기에 나서는 중국의 이중성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정신을 차릴 때다. 인도가 중국을 향해 단호한 태도로 맞서는 강단 있는 자세를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저자세로 굽실거리며 알랑대는 자세는 우리를 더 우습게 알 뿐이고 진정한 한중관계도 요원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싱 대사의 망언을 통해 중국을 바로 볼 때다. 어느 경우든 국익을 지키는 길이야말로 나라 지키는 6월 호국정신이자 애국정신임을 직시해야 한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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