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모두들 바삐 움직인다. 느릿느릿한 걸음없이 다들 분주하다. 대도시에서의 울리는 지하철 알림은 마치 경주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을 집중시킨다. 지하철이 멈추면 내리고 타고 다른 정거장에서 멈추면 또다시 사람들이 내리고 타기를 반복한다. 이것이 대도시에서의 일상의 모습이다.
지하철을 ‘지옥철’에 비유한 것을 처음 듣고 고개를 아주 세차게 끄덕였던 때가 있다. 지하철로 출근을 했던 나도 지옥철을 맛보았다. 잠이 덜 깬 상태로 타 있는 사람들과 무표정한 사람들 사이에 나 또한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그 사이에 끼어있었다. 더 이상 탈 곳이 없는데도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바쁜 아침에 지옥철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는 사람들을 보며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사탕 포장지에 꽉꽉 들어차있는 사탕 같아.” 현실은 사람들의 정신없는 출근길이었지만 친구의 표현은 너무나 귀엽고 유쾌했다. 덕분에 비몽사몽한 아침을 웃으며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웃었던 것처럼 이 이야기를 듣는 모두가 잠시나마 웃을 수 있다면 좋겠다.
생활을 하다보면 유독 더 피곤한 날이 있고 유난히 아침부터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거나 짜증을 내기도 한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하루의 시작이 찌푸린 인상 대신 입가에 미소를 띤 아침이기를 바란다.
또 어떤 날은 아침부터 왠지 기분이 좋고 상쾌한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바쁘게 움직여도 덜 피곤하고 사람들과의 소통도 원만하게 이루어진다. 그야말로 일이 잘 풀리는 날이다.
아침은 매일매일 또다시 찾아온다. 어두운 밤이 지나고 나면 눈부신 햇살로 가득한 아침이 다가온다. 어느 누구 하나 빠트리지 않고 공평하게 모두를 만나러 온다. 사실 아침이 너무 빨리 온다고 불평하는 때도 많았다. 저녁이 내게서 금방 떠나는 것이 싫었다. 내가 급하게 준비하고 뛰어다니는 것은 아침이었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것은 저녁이었기에 아침보다는 저녁을 기다렸고 밤을 더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침을 기다린다. 그리곤 나를 깨우기 위해 달려온 해와 졸린 눈을 비비며 인사한다. 아침은 조용히 나를 기다린다. 잠에서 깬 나는 반갑게 손을 흔들고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아침은 매일 우리를 다시 찾아온다. 이른 시간 우리를 만나러 오는 아침이 당신에게도 반가운 존재이기를! <저작권자 ⓒ 충청의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지우 문화예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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