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오늘

생각하며 늙어간다는 것 2〈혼자 있는 시간의 힘, 고독〉

김수남, 청주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2026/03/15 [23:35]

생각하며 늙어간다는 것 2〈혼자 있는 시간의 힘, 고독〉

김수남, 청주대 명예교수 | 입력 : 2026/03/15 [23:35]

▲     ©충청의오늘

 

나는 

사람 속에 오래 있지 못하는 편이다.

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을 깊이 생각하기 때문에 가볍게 어울리지 못한다.

젊은 날에는

많이 만나고, 

많이 말하는 것이

세상을 사는 힘인 줄 알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사람이 많다고

마음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평생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사람들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혼자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 혼자의 시간이

나를 지켜주었다는 것을.

혼자 있을 때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고

어느 진영에도 서지 않는다.

오직

사실과 양심,

그리고 나의 사유만이

내 옆에 있다.

 

요즘 세상은

말이 너무 빠르고

판단이 너무 거칠다.

좌우로 갈라지고

감정으로 몰아붙인다.

그럴수록

나는 

더 오래 혼자 앉아 있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은

비겁한 도피가 아니다.

그것은

생각을 지키는 일이다.

혼자 있을 때

나는 

나를 점검한다.

혹시 내가 교만해지지는 않았는지,

혹시 내가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았는지,

혹시 내 글이 분열을 부추기지는 않았는지.

이 질문은

혼자일 때만 가능하다.

 

젊은 날에는

외로움이 두려웠다.

이제는 안다.

외로움은

사람을 깊게 만드는 통로라는 것을.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나는 글을 다듬고,

문장을 고치고,

생각을 정리한다.

누군가는 

왜 그렇게까지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나는

생각 없이 사는 것이 더 두렵다.

나는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물욕도, 

명예도,

수많은 관계도.

하지만

혼자 생각하는 힘만큼은

잃고 싶지 않다.

사람은 결국

혼자 자기 삶을 정리해야 한다.

아무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혼자의 시간을

외로움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것은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

내가 나로 남아 있게 하는 시간이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앉아

하루를 돌아 본다.

누군가와 많이 말하지 않아도,

많이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

내 안에

아직 생각이 살아 있고,

아직 질문이 남아 있고,

아직 양심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늙어가는 증거가 아니다.

삶이 깊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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