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을 맞이하며 미래 100년을 본다

강대식 | 기사입력 2015/08/13 [14:55]

광복 70년을 맞이하며 미래 100년을 본다

강대식 | 입력 : 2015/08/13 [14:55]
 
▲      © Daily 충청

  8월 15일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일본의 침략과 강제합방으로 인하여 잃어버렸던 주권(主權)을 되찾은 뜻 깊은 날이다. 일제치하 36년은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나 고통스럽고 잔인한 시간이었으리라. 뼤속까지 지우려 했던 일제(日帝)의 민족말살정책으로 자유를 유린당했고, 억압과 수탈에 내몰린 가난한 백성들의 삶은 아사(餓死) 상태에 직면했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초개(草芥)처럼 버리며 항일투쟁을 전개했던 애국 열혈지사(熱血志士)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되찾은 광복. 그 기쁨 뒤에는 새로이 국가를 정비해야 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과업(課業)을 부여받은 날이 되었을 게다. 그러나 일제의 수탈(收奪)로 빈곤해진 국가의 능력으로는 국가재건을 위한 과업을 완수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6.25사변이라는 비극과 부딪혔다. 세계 전쟁사에 이처럼 처절한 동족상잔의 전쟁은 없었다. 3년이 넘는 전쟁을 치루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변변한 공장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다행히 정부가 1962년부터 단계적으로 수립하며 추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국가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했다.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잘 살아보자’는 구호아래 전개했던 새마을운동과 공업화를 통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세워졌다. 그 속에는 봉제 공장의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도 잘살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밤낮으로 미싱을 돌리며 눈물짓던 누나와 친구들이 흘린 피와 땀도 숨어있다. 그런 희생과 달리 나는 책상에 앉아만 있었으니 미안한 마음도 든다. 현대사 발전에 작은 보탬도 되지 못한 듯 하여 부끄럽다.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산업전선에 뛰어든 그들의 눈물겨운 희생과는 달리 일부 대기업 총수일가는 재산싸움에 여념이 없다. 한심하다.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국가의 발전 보다는 당리당략을 우선시하여 필요한 법률제정을 거부하고, 밥그릇 챙기기에 필요한 법률만을 양산하는 국회를 보면 답답하다. 언제 초당적으로 합심하여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책이 최우선시 될 것인지 막막하고, 기대된다.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한일관계나 남북한 관계에 대하여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기도 한다. 일제치하와 6.25사변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의 철없는 투정처럼 보인다. 나도 젊어서는 그랬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서일 게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백령도 포격과 같은 크고 작은 도발을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다.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물론 핵보유국이라며 국제사회에 그에 맞는 대우를 요구한다. 중요한 것은 그 핵이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 가다. 우리 심장이다. 자칫 오판으로 핵이 사용된다면 남북이 모두 공멸(攻滅)할 수 있다. 일본을 보자. 군사 대국화를 노리는 아베(安倍晋三)정권은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자위대(自衛隊)의 해외파병을 합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군비는 5조엔에 이르고 세계3위의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 군국주의(軍國主義)의 부활을 보는 듯하다.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주장하고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교육도 한다. 일본의 해군력 증강은 자칫 독도 근해에서 우리 군과 끔찍한 충돌이 생길 수도 있다. 과거 식민지배에 따른 진정성 있는 사과도 거부한다. 독일이 주변 피해 국가들에 대하여 고개를 숙이고 피해보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큰 대조를 보인다. 주변 국가들은 철저하게 자국의 이해득실을 따져 행동하고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한다. 앞으로 한반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군비경쟁과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올바른 국가관을 가지지 않는다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 국가의 정책에 반하는 사고와 행동으로 국익을 해쳐서도 안된다.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 지금부터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발전시키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대한민국은 향후 젊은 세대들이 가꾸고 보존해 나가야 할 터전이며 국가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으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의 아픈 추억을 자꾸만 끄집어내어 펼쳐볼 것이 아니라 아픈 상처를 아물게 하고 상자 속에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이다. 고통과 치욕을 잊는 것이 아니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과거에 집착한 나머지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포기한다면 과거의 교훈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 일제 36년간의 긴 시간을 거쳐 오면서 훼손되었던 민족의 동질성을 찾아내고, 자유와 민주의 표상이었던 3.1운동의 민족정신을 되찾자. 일제강점(日帝强占)으로부터 벗어나면서 추스르지 못한 국력의 열세로 발발한 6.25의 상처는 너무나 크다. 남북한 이산가족 중 54.3%가 80세 이상이고, 60세 이상이 92%인 점을 감안하면 그분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한(恨)을 풀어 줄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36년의 뼈아픈 망국(亡國)의 한(恨)과 6.25동란으로 피폐해진 폐허(廢墟) 속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온 기성세대들의 눈물겨운 삶의 투쟁을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슴 아프다. 눈부신 경제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고통과 아픔을 이해해야 지금부터 100년 뒤까지 눈부신 성장을 추진할 명품 대한민국을 설계할 수 있다. 지금의 이 번영과 발전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내 부모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의 풍요에 만족하며 안주한다면 찬란한 미래는 없다.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 무엇이 새겨져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자. 나라를 빼앗긴 치욕과 일제의 탄압에 따른 분노와 조국을 되찾고자 목숨을 바친 애국투사들의 불타오르는 애국심과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된 백성들의 눈물겨운 투쟁이 서려있다. 어렵게 되찾은 대한민국을 백년 천년 발전시키는 일은 이제 미래세대들의 몫이다.

  미래를 보자. 과거만을 부여안고 살 수는 없다. 현실에 안주하여 살 수도 없다. 부존자원(賦存資源)이 없는 우리에게 미래를 바라보는 예지력과 새로운 것을 이루겠다는 창의력이 없다면 미래세대에게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 기성세대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대한민국의 초석위에 훌륭한 건축을 하는 것은 이제 미래세대의 몫이다.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왜 우리가 미래 100년에 대한 계획과 꿈을 잘 설계해 나가야 하는지 분명해 진다.

강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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