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 칼럼] 5월을 말한다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15/05/01 [05:24]
▲     ©Daily 충청

가정의 달. 신록의 계절 5월이다. 푸르름이 눈이 부신 5월은 그래서 계절의 여왕이라 부른다. 5월은 사랑과 평화가 곳곳에 넘친다. 축제도 풍성하게 베풀어진다.  겨우내 찌든 모든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는 계절이 바로 5월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에 이르기 까지 그야말로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날들이 계속 이어지는 싱그러운 5월은 푸르름 만큼이나 아름다운 분위기가 차고 넘치는 것이다. 5월의 사랑과 평화를 엄마 아빠 아이들이 함께 화사하게 웃으며 찍는 가족사진들이 5월의 아름다움을 한껏 담는 그런 시기이다. 5월 하면은 누가 뭐래도 어린이날이 으뜸이리라.  물론 어버이날들도 소중하긴 하지만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밝고 화사한 즐거운 모습에서 모든 가정은 행복을 마음껏 누려보는 5월이기도 하다.
 오월을 상징하는 윤석중 작사, 윤국영 작곡인 어린이날의 노래는 5월이 올 때마다 언제 들어도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사랑과 평화, 희망을 그리는 주옥같은 가사는 어린이와 함께 영원하게 가슴에 남으리라.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고 노래하는 어린이들의 세상인 5월을 맞아 이들에게 다음세대를 물려주어야 하는 기성세대들은 다시금 성찰의 계기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대한민국과 사회를 어린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책무를 기성세대는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정부패의 썩은 악취를 풍기는 사회를 우리의 어린이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라 전체가 날이면 날마다 꼬리를 무는 소모적인 정쟁으로 얼룩져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하며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비생산적인 일들도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 그 피해자는 늘 국민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재보궐선거 후담이 쏟아지고 있다. 승리에 도취감과 패배의 아픔을 여야가 나누고 있다. 5월을 맞는 아름다움보다는 향후 정치지형에 대한 말들만 쏟아진다.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 4월까지 줄곧 이어지는 부패스캔들과 일련의 정치행각들에 혐오감을 갖고 있다. 선거전의 승패가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감동이나 지지로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절대 다수가 외면한 역시 ‘도토리 키 재기 식’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분명 유권자 절반이상이 외면한 재보궐선거라는 점에서 그렇다. 다수의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채 지금의 정치행태와 부정부패에 대하여 불참이라는 형식으로 이번 선거를 단죄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정치권의 일희일비에 앞서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하고 부정부패와의 단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슬그머니 시류를 타고 넘어가려고 한다면 엄청난 착각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사회의 주인이 아니다. 헌법 제 1 조를 늘 상기해야 한다. ‘제 1 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모든 선거는 주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머슴과 일꾼을 뽑는 대의 정치라는 것을 분명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요즘 한국 정치는 말로는 국민타령을 하면서 국민위에 군림하는 행각을 일삼는 모습을 자주 목도하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주인을 무시하고 부정부패의 썩은 악취를 풍기며 감투 뒤에 숨어있는 정치인들은 모조리 속아내어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주어진 책무를 어기면서 아름답고 건강한 대한민국 사회를 좀먹는 해충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부패를 과거의 관행쯤으로 치부하는 의식을 갖고 있다면 차제에 단호하게 주인인 국민의 이름으로 척결하여 사회 암적인 정치 존재들을 들어내는 대수술을 해야 한다. 서민들은 조그만 도로교통법을 어겨도 가차없이 벌금을 물고 죄를 지면 응당한 처벌을 받으며 감옥에 가고 있다. 정치자금이건 공직 선거법이건 뇌물수수이건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오히려 가중 처벌을 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사회 지도층의 불법이기 때문이고 거짓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불법도 한심한데 여기에다 거짓말까지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야말로 목불인견( 目不忍見)이 아닐 수 없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이런 모습을 접하고 무어라 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기성세대의 부정부패는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어린이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되는 추악한 범죄행위에 다름이 아니다. 
 
아름답고 싱그러운 5월을 맞으면서도 이런 마음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사회의 삶의 질이 향상되질 못하고 서민들의 어려움과 궁핍함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영육아보육비에 시달리는 세상에 살고 있고, 어버이들은 피폐한 서민경제에 시달리고 있고, 스승들은 추락한 교권과 이념갈등에 시달리고 있고, 성년이 되어 대학을 졸업해도 젊은이들은 청년실업에 고뇌하며  방황하고 있고, 부부의 날은 있으나 결혼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해도 출산율이 바닥을 치면서 사회의 고령화는 심각할 지경에 처해 있으니 이쯤 되면 나라꼴이 총체적 난국이라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문제점들은 다 나와 있다. 그러나 처방전이 없고 늘 뒷북만 치고 있으니 국민들의 가슴은 그저 시꺼멓게 타 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선거판에 넘치는 정치인들의 공약들만 모아놨어도 대한민국은 벌써 파라다이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치판이든 어디든 기득권 세력들의 밥그릇 지키기는 이미 타성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타성에 젖어 도대체가 복지부동이다. 부정부패도 그렇다. 체질화 되어 버렸다. 대한민국의 국민행복은 구호가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똥 싸고 매화타령’이라면 도가 지나친 표현일까 궁금하다.
 
 어김없이 2015년의 5월도 우리 앞에 당당히 섰다. 그것도 어려운 경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해서 가정의 달, 신록의 계절,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 등등 그 뜻을 되새기는 날들이 줄곧 이어진다. 뜻있는 즐거운 날들을 맞아 텅 빈 호주머니와 지갑을 들고 나서는 부모들은 없을까 안타깝기도 하다. 서울 등 몇몇 지역에서는 초중고 단기방학에 들어가기까지 하면서 맞벌이 부부들은 오히려 발을 동동 구르는 해프닝도 연출되고 있다. 이게 엄연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가정의 달, 신록의 푸르름도 느끼지 못한 채 생활일선에서 악전고투하는 우리네 서민들의 일상이 주변에 널려 있다. 그만큼 삭막한 경제현실이 우리의 여유로운 일상을 앗아가 버리고 있다. 그렇다고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잠시 시름을 잊어버리고 5월의 분위기에 젖어 보는 것은 어떻까 싶다. 어느 한 교회에서는 신도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30초간 배꼽이 빠지도록 웃도록 하는 것을 보았다. 웃으면 복이 오고 웃으면 건강해진다는 말이다. 힘들더라도 부정의 그릇을 모두 내려놓고 찾아온 이 5월만큼은 어린이들의 웃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끼고 어린이들의 건강한 모습에서 내일에 희망을 느끼고 어린이들의 달리는 모습에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와 도약을 기약해 봄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5월은 누가 뭐래도 사랑과 평화 그리고 희망이 함께 하는 달이란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푸르른 산하, 약동하는 5월을 담으며 새 희망과 새로운 도약, 건강한 대한민국 사회를 우리 모두가 함께 그려보는 모두의 5월을 맞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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